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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차] 회사의 성적표 읽기 ② — ROE·ROA와 부채비율·유동비율주식 공부 2026. 6. 7. 22:17
이 글을 읽고 나면 알 수 있어요.
- ROE가 왜 "워런 버핏의 최애 지표"라고 불리는지
- ROE와 ROA의 차이가 그 회사의 빚 사용법을 어떻게 드러내는지
- 부채비율·유동비율로 "이 회사 망하지는 않겠지?"를 어떻게 가늠하는지
지난 회차에서 배운 매출 → 영업이익 → 순이익의 흐름 위에서 출발합니다. 이제 그 숫자들을 비율로 바꿔 회사끼리 비교하는 단계로 들어갑니다.
들어가며
A회사는 순이익 1조, B회사는 순이익 1,000억. A가 10배 좋은 회사일까?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A가 자본 50조를 굴려서 1조를 벌었고, B가 자본 5,000억으로 1,000억을 벌었다면 — 투입한 돈 대비 효율은 B가 10배다. 덩치가 크면 절대 금액도 크다. 그래서 절대 금액만으로는 회사를 비교할 수 없고, 비율이 필요하다.
이번 회차의 비율 네 개는 두 그룹으로 나뉜다.
그룹 비율 답하는 질문 수익성 ROE, ROA 이 회사, 돈을 잘 버는가? 안정성 부채비율, 유동비율 이 회사, 망하지는 않는가? 좋은 투자 대상은 보통 이 두 질문을 모두 통과한다. 하나씩 보자.
① ROE — 내 돈으로 얼마나 잘 벌었나
ROE(자기자본이익률)는 "주주 돈 100원을 맡겼더니 1년에 몇 원을 벌어왔나"다.
ROE = 당기순이익 ÷ 자본총계 × 100(%)자본(자기자본)은 회사의 전 재산에서 빚을 뺀 것, 즉 주주 몫의 돈이다. ROE 15%라는 건 주주 돈 1조를 굴려서 1년에 1,500억을 벌었다는 뜻이다.
은행 예금에 비유하면 바로 감이 온다. 예금 금리가 3%인 세상에서, 어떤 회사가 주주 돈으로 매년 15%씩 벌어다 준다면? 그 회사 주식은 "이자 15% 주는 통장"에 가까워진다. ROE는 주식이라는 자산의 '금리'다.
워런 버핏이 ROE를 그렇게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버핏의 기준은 대략 "ROE 15% 이상을 꾸준히 내는 회사". 핵심은 '꾸준히'다. 한 해 반짝 20%가 아니라, 10년 내내 15%를 유지하는 회사는 구조적인 경쟁력(버핏 표현으로는 '해자')이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대략의 눈높이:
ROE 평가 5% 미만 예금 금리 수준. 사업을 하는 의미가 약하다 5~10% 평범 10~15% 양호 15% 이상, 수년간 지속 우량. 경쟁력의 증거 💡 더 깊이 보기
ROE는 듀폰 분석(DuPont Analysis) 으로 세 조각으로 쪼갤 수 있다.ROE = 순이익률 × 자산회전율 × 재무레버리지
같은 ROE 15%라도 ① 마진이 좋아서(명품 브랜드형) ② 자산을 빨리 굴려서(대형마트형) ③ 빚을 많이 써서(레버리지형) 중 어느 경로인지가 갈린다. ③으로 만든 ROE는 질이 낮다 — 이게 바로 다음 섹션에서 ROA와 비교해야 하는 이유다.
② ROA — 그리고 ROE와의 '차이'가 말해주는 것
ROA(총자산이익률)는 "빚까지 포함해 회사가 굴리는 전체 재산 대비 얼마나 벌었나"다.
ROA = 당기순이익 ÷ 자산총계 × 100(%)분모만 다르다. ROE는 자본(주주 돈)으로 나누고, ROA는 자산(주주 돈 + 빌린 돈)으로 나눈다. 지난 회차에서 본
자산 = 부채 + 자본식을 떠올리면, 자산은 항상 자본보다 크거나 같으므로 ROA ≤ ROE가 된다.진짜 정보는 둘의 격차에 있다.
- ROE ≈ ROA → 빚을 거의 안 쓰고 자기 돈으로 버는 회사
- ROE ≫ ROA → 빚을 크게 일으켜 ROE를 끌어올린 회사 (레버리지)
숫자로 보자. 두 회사 모두 ROE 15%다.
자산 부채 자본 순이익 ROE ROA A사 12조 2조 10조 1.5조 15% 12.5% B사 50조 40조 10조 1.5조 15% 3% ROE만 보면 똑같은 회사다. 그런데 B사는 자본 10조에 빚 40조를 얹어 50조를 굴려서 그 ROE를 만들었다. 호황일 땐 문제없지만, 금리가 오르거나 업황이 꺾이면 이자 부담이 이익을 잡아먹고 ROE가 급락한다. 레버리지는 수익도 손실도 증폭시킨다.
그래서 실전 순서는 이렇다: ROE로 1차 스크리닝 → ROA와의 격차로 그 ROE의 '질'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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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보험 같은 금융업은 예외다. 남의 돈(예금)을 받아 굴리는 게 본업 그 자체라서 자산이 자본의 10배를 넘는 게 정상이고, ROA 1%만 돼도 우량 은행이다. 금융업은 ROA 기준 자체를 다르게 봐야 하며, 제조업·플랫폼 기업과 ROA를 직접 비교하면 안 된다. "비율은 업종 안에서 비교한다"는 원칙이 가장 극단적으로 적용되는 동네다.
③ 부채비율 — 빚이 감당 가능한 수준인가
수익성을 확인했으면 다음 질문은 "그래서 이 회사, 망하지는 않나?"다. 첫 번째 체크가 부채비율.
부채비율 = 부채 ÷ 자본 × 100(%)내 돈(자본) 대비 빌린 돈(부채)이 얼마나 되는지다. 부채비율 100%면 내 돈과 빚이 1:1, 200%면 빚이 내 돈의 2배.
대략의 눈높이 (비금융 제조업 기준):
부채비율 평가 100% 이하 매우 우량 100~200% 보통. 통상 "200% 이하면 안전권"으로 본다 200~400% 주의. 업황 악화 시 흔들릴 수 있음 400% 이상 위험 신호 실제 사례를 보면 격차가 크다. 삼성전자는 부채비율이 약 25~30% 수준으로 사실상 무차입에 가깝다. 반면 항공사들은 항공기 리스 부채 때문에 수백%가 기본이고, 코로나 시기 대한항공은 일시적으로 1,000%를 넘기도 했다. 1997년 외환위기 직전 한국 대기업들의 평균 부채비율이 400~500%였다는 것, 그리고 그때 무너진 기업이 어떤 기업들이었는지가 "200% 기준"이 생긴 역사적 배경이다.
단, 두 가지 주의점:
- 업종 보정 필수 — 항공·해운·건설은 구조적으로 높고, 금융업은 아예 이 잣대를 쓰지 않는다.
- 빚에도 질이 있다 — 같은 부채라도 이자가 없는 부채(선수금, 매입채무)와 이자가 나가는 차입금은 다르다. 게임 회사가 미리 받은 결제 대금 때문에 부채비율이 높게 보이는 건 나쁜 신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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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의 '감당 능력'을 더 직접적으로 보는 지표가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 ÷ 이자비용)이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몇 번 갚을 수 있느냐인데, 1 미만이면 본업으로 번 돈으로 이자도 못 낸다는 뜻이다. 이 상태가 3년 연속이면 '한계기업(좀비기업)'으로 분류된다. 부채비율이 높아도 이자보상배율이 5~10배면 견딜 만하고, 부채비율이 낮아도 이자보상배율이 1 근처면 위험하다.
④ 유동비율 — 당장 1년을 버틸 수 있는가
부채비율이 "빚의 총량"이라면, 유동비율은 타이밍의 문제다. 빚이 적어도 당장 갚을 돈이 없으면 회사는 멈춘다.
유동비율 = 유동자산 ÷ 유동부채 × 100(%)지난 회차의 재무상태표 용어를 그대로 쓴다. 유동자산은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것(현금, 매출채권, 재고), 유동부채는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것. 유동비율 100%면 1년 내 갚을 돈과 1년 내 만들 수 있는 돈이 같다는 뜻이다.
- 100% 미만 — 1년 안에 갚을 돈이 마련할 돈보다 많다. 자금 압박 신호
- 150~200% 이상 — 통상 안정권
지난 회차에서 본 흑자도산이 바로 유동성의 문제였다. 손익계산서는 흑자인데 만기 도래한 빚을 막을 현금이 없는 상태 — 부채비율이 멀쩡해도 유동비율이 무너져 있으면 벌어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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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자산에서 가장 의심스러운 항목은 재고자산이다. "1년 내 현금화 가능"으로 분류되지만, 안 팔리는 재고는 사실상 현금화가 안 된다. 그래서 유동자산에서 재고를 빼고 계산하는 보수적 버전이 당좌비율(= (유동자산 − 재고) ÷ 유동부채)이다. 유동비율은 좋은데 당좌비율이 나쁜 회사는 "창고에 재고만 쌓여 있는" 회사일 수 있다. 패션·유통업에서 특히 갈리는 지표.
⑤ 실전 — 같은 업종 두 회사를 비교하는 순서
비율 네 개를 배웠으니, 동종업계 두 회사를 놓고 비교하는 실전 순서를 정리하면:
- ROE — 누가 주주 돈을 더 잘 굴리는가 (몇 년치 추이로)
- ROE − ROA 격차 — 그 ROE가 실력인가, 빚인가
- 부채비율 + 이자보상배율 — 빚이 감당 가능한 수준인가
- 유동비율 — 단기 자금 압박은 없는가
가상의 동종업계 두 회사로 종합 연습:
ROE ROA 부채비율 유동비율 가전 A사 14% 11% 80% 180% 가전 B사 16% 4% 350% 90% ROE만 보면 B사(16%)가 좋아 보인다. 그런데 ROA 격차(16% vs 4%)가 크다 — 빚으로 만든 ROE다. 부채비율 350%에 유동비율 90%까지 겹치면, B사는 호황엔 화려하지만 불황 한 번에 휘청일 수 있는 구조다. 종합하면 A사가 더 단단한 회사다. 비율 하나가 아니라 조합으로 읽는다는 게 이번 회차의 결론이다.
자주 헷갈리는 점
Q. ROE가 높으면 무조건 좋은 회사인가요?
A. 아닙니다. 세 가지 함정이 있습니다. ① 빚을 늘려 만든 ROE(ROA와 비교로 확인), ② 일회성 이익으로 튄 ROE(작년·재작년과 비교), ③ 자본이 줄어서 높아진 ROE — 적자 누적이나 대규모 자사주 매입으로 분모(자본)가 줄어도 ROE는 올라갑니다. 분자(이익)가 커진 ROE인지 분모가 작아진 ROE인지 봐야 합니다.Q. ROE와 지난 회차의 영업이익률은 뭐가 다른가요?
A. 분모가 다릅니다. 영업이익률은 매출 대비 이익(장사의 마진), ROE는 투입 자본 대비 이익(투자의 효율)입니다. 마진이 박해도 회전이 빠르면(대형마트) ROE는 높을 수 있고, 마진이 좋아도 자본이 무거우면 ROE는 낮을 수 있습니다.Q. 부채비율 200%가 넘으면 사면 안 되나요?
A. 기계적으로 자르면 안 됩니다. 항공·해운·건설은 구조적으로 높고, 무이자 부채(선수금 등) 때문에 높게 보이는 회사도 있습니다. "동종업계 평균 대비 어떤가 + 이자보상배율이 충분한가"로 판단하는 게 맞습니다.Q. 이 비율들은 어디서 확인하나요?
A. 네이버페이 증권·토스증권 등의 종목 페이지 '재무' 탭에 ROE, 부채비율 등이 연도별로 정리돼 있습니다. 원본은 DART(전자공시시스템)의 사업보고서입니다. 처음엔 포털 요약으로 충분합니다.Q. ROE가 좋은데 주가가 싼 회사도 있나요?
A. 그걸 찾는 게 가치투자의 핵심 질문입니다. "수익성(ROE)은 좋은데 가격(주가)이 싼가"를 판단하려면 가격 지표가 필요한데 — 그게 바로 다음 회차의 PER, PBR입니다.
오늘의 한 줄 요약
- ROE는 주주 돈의 '금리'. 15% 이상을 꾸준히 내는 회사가 우량하다. 단, 분모가 줄어 높아진 ROE는 가짜다.
- ROE와 ROA의 격차가 빚 사용법을 드러낸다. 격차가 클수록 레버리지로 만든 수익성 — 호황엔 화려하고 불황엔 위험하다.
- 부채비율은 빚의 총량(200% 기준), 유동비율은 빚의 타이밍(100% 기준). 수익성 지표와 안정성 지표를 조합해서 읽어야 회사가 보인다.
다음 글 예고
다음 회차는 가치 지표의 핵심 — PER, EPS, PBR, BPS.
- "삼성전자 PER 12배"라는 말의 정확한 의미 — 왜 '본전 뽑는 데 12년'인가
- PBR 0.5배, 회사를 청산가치의 반값에 살 수 있다는 게 정말 기회일까 함정일까
- 이번 회차의 ROE와 PBR이 만나는 지점 — "좋은 회사"와 "싼 주식"은 어떻게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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